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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도서 리뷰2009/04/27 23:06


요즘 분장실의 강선생님이 인기죠. 분장실이라는 공간에서 선,후배간에 혹은 선생님과 제자간에 있을법한 이야기를 코믹적으로 표현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코너입니다. 거기에 나오는 강선생님(강유미분)은 항상 제자들에게 따뜻한 어투로 '너희들이 고생이 많다'라는 말을 연발하는데요. 진정으로 위로하는지 아니면 강선생님의 버릇인지 모르겠지만 그 따뜻한 말을 듣고 있자면 왠지 조금은 위로받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

최근 사회가 급속도로 변하고 게다가 경제까지 어려워지면서 한국인들은 많이 주눅들어있습니다. 자신감도 없어졌고 고민도 많아졌습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고민을 해결하지 못해 자살사이트를 전전하며 함께 자살할 사람들을 찾고는 돌아올수 없는 다리를 건너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요즘 한국인들은 너무 많은 고민에 빠져있습니다.

재일교포 강상중 교수는 고민하는 힘(강상중 지음, 이경덕 옮김, 사계절)이란 자신의 저서를 통해 이렇게 고민에 빠져있는 시기에 오히려 더욱 고민하라고 재촉합니다. 가뜩이나 고민해서 머리아파 죽겠는데 무슨 고민을 또 하냐고요? 그는 무작정 고민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과 나츠메 소세키, 막스 베버라는 인물을 끌어들여 고민하는 현대인들에게 '고민하는 힘'을 키울수 있는 카운셀러를 자청했습니다.

재일교포 - 홀로 고민할수 밖에 없었던 인생

강상중 교수의 자서전 '재일 강상중' 고민하는 힘을 읽고 강상중 교수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추천하는 책이다.


강상중 교수는 제일교포입니다. 그의 부모님은 생계로 말미암아 일본으로 건너가 그를 낳았죠. 그는 자신의 전기에서 웃는 사진이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사실 그는 웃을수 없었죠. 재일교포라는 멍애는 그의 얼굴에 웃음을 지을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강상중 교수는 재일한국인 최초로 도쿄대학교수가 되었고 지금도 재직중입니다. 도쿄대학교 교수가 되기 전까지 그는 재일교포 최초로 지문날인을 거부했고, 한국문화연구회라는 단체에서 활동 하면서 자신의 원래 이름인 '강상중'을 되찾았습니다.(일본명 나가노 테츠오-中野 鐵男) 그는 정말 많은 경험과 '고민'을 한 사람입니다. 그는 철이 들때부터 사회라는 틀, 국가라는 틀에 벗어나 자신 홀로 많은 고민을 거친 사람이었죠. 지금의 현대인들이 하고 있는 혼자하는 고민을 그는 이미 겪어왔던 겁니다.

왜 나츠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 인가?

나츠메 소세키(좌), 막스 베버(우)


이 책의 많은 부분에서 강상중 교수는 나츠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를 언급합니다. 왜 진부하다면 진부한 '옛날 사람' 나츠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를 언급할까요?
그들은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혼자하는 '고민'을 이미 겪으며 괴로워 했고 나름데로의 해석을 낸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나츠메 소세키의 시대는 일본 전통사회가 무너지고 메이지 유신이 진행되어 새로운 세계가 열리던 시점입니다. 사람들을 제약했던 '구세계'는 사라지고 사람들은 '자유'라는 것을 만끽할수 있었죠. 막스 베버의 시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막스 베버의 시대는 '종교의 시대'가 끝나고 과학, 합리의 시대가 유럽을 지배했던 때입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종교에 얽메이지 않아도 되는 '자유'의 시대가 도래했던 것이죠. '자유'의 시대를 살았던 나츠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는 많은 것을 고민했습니다. 제약하는 것도 없고 선택에 폭이 너무 넓은 이런 시대에 과연 나는 어떻게 살아야할지.
지금도 별반 다를것 없습니다. 책은 하루에도 수백권이 나오고 인터넷 기사는 수백건이 터져나옵니다. 하다못해 물건을 사야할때도 여러가게중에 한 곳을 골라 들어가야하고 인터넷 쇼핑몰은 수를 셀수도 없죠. 가격비교 사이트가 있다고는 하나 가격비교사이트 또한 여러곳이니 미칠지경입니다. 현대인들은 정보에 치어 갈팡질팡하고 있죠.
이와 같이 현대인과 나츠메 소세키, 막스 베버의 고민은 다르지 않습니다. 약간 시대적 차이는 있을지 모르나 그 본질은 같은 것이죠. 강상중 교수는 그것에 착안해 나츠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의 말을 빌려, 거기에 자신의 말을 첨가하여 현대인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딱딱하지 않게 현대인들의 고민을 나누는 책

강상중 교수는 현대인들의 고민하고 있을법한  몇가지 주제 - 예를 들어 돈에 관한 고민, 제대로 안다는 것에 대한 고민, 일에 대한 고민, 사랑에 대한 고민 등을 제시하고 그들에게 자신과 나츠메 소세키, 막스 베버가 카운셀러가 되어 해결책을 내어줍니다.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들이 학자, 교수다 보니 왠지 '정형화된'이야기만 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청춘은 좌절이 있기 때문에 아름답고 실패가 있기 때문에 좋은 것입니다.

타자를 인정하는 것은 나를 굽히는 일이 아닙니다. 내가 상대를 인정하고 나도 상대에게 인정을 받는 것입니다.

말투를 보면 아시겠지만 '~하라', '~되라'라는 말이 아닙니다. 권유를 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부드러운 말투로 말이죠. 그리고 그가 제시하는 이야기 또한 크게 어려운 말은 아닙니다. '청춘'이 어떤 것이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라는 것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어찌보면 모두들 알고 있을법한 이야기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먼저 경험한 사람이 부드럽게 이야기 해주는 것을 들으니 오랜만에 친한 선배에게 술한잔 먹으면서 정겹게 듣는 충고로 느껴졌습니다. 저만 그런가요? ^^

자칫 처음 읽다가 덮을지도 모르는....하지만 꾸준히 읽었으면

이 책에 함정이 있습니다. 무엇이냐고요? 이 책의 첫부분입니다. 강상중 교수는 서장에서 이 책에서 함께 카운셀링을 해주는 나츠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에 대해 소개를 합니다. 함께 카운셀링을 하는 사람에 대해 소개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죠. 근데 이 부분을 어렵게 느낄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대인에겐 왠지 현학적으로 들릴수도 있거든요. 게다가 한국인이 아닌 나츠메 소세키나 막스 베버는 일반인들에게 어렵게 다가올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기우(杞憂)입니다. 쓸데없는 걱정입니다. 첫부분이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차분하게 읽어보면 무슨 내용인지 와 닿습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강상중 교수는 어려운 이야기로 머리아프게 하는 분은 아닙니다. 단지 그들이 우리와 살았던 시기가 다르고 그들의 저작이 평소 우리가 쉽게 접하지 못하여 어렵게 느껴질 뿐, 나츠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의 저작에 나오는 인용을 잘 읽어보면 '아하~'라고 손벽을 치며 읽을수 있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고 나츠메 소세키의 소설을 읽어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답니다.

많은 고민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분들, 무언가 해야하는데 어떤것을 해야할지 망설이는 분들,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따뜻한 조언자를 원하시는 분들....이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강상중 교수에게 고민하는 방법을 듣고 복잡한 세상 현명하고 슬기롭게 해쳐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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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dish Ninsol